2010년 6월 1일 화요일

참아라! 참아라! 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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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직업 찾기 - (4) 만남의 열쇠를 풀어라!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일한지 3년이 조금 못되었을때 이야기 이다.
네트워크를 비롯 여러가지 여러가지 업무를 했지만 그중에서도 데이터베이스쪽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그사이 결혼도 하였고 가정을 꾸미게 되었다. 이제 딸린 식구가 생기니까 책임감도 더 많아지고 더 많은 수입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작은 회사에서는 더이상 성장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찾는대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참, 호주에서 직업 찾을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는 www.seek.com.au 이다.  회사가 구인 광고를 올릴 수 있고, 개인이 구직광고를 올릴 수 도 있다. 여기서 키워드로 검색하면 해당 직종을 구인 광고를 볼수있고 바로 이력서를 전송할 수 있다.  이력서를 보낼때는 로그인 하지 않아도 된다. 영문으로 작성된 이력서는 반드시 원어민에게 체크를 받는것이 좋다. 체크 받을 사람이 없으면 문서작성이나 체크를 전문으로 해주는 호주인이 있다.  구글 검색창에서 proof reading com.au를 치면 호주인이 하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검색창에서 com.au (한국의 co.kr과 같음)를 안치면 전세계 사이트가 다 검색된다.  호주영어와 미국영어는 스펠링이 약간 다른게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color을 호주에서는 colour이라고 타이핑 한다. 가격은 내용에 따라 다르나 보통 페이지당 글자수로 계산하고 콩글리쉬의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호주달러로 50~80불정도 전후로 보면 무난할 것 같다.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한 2주 정도 지났을까,  처음으로 호주의 리쿠르트 전문 회사와 면접을 보았고 1시간후 그 리쿠르트 회사의 고객과도 면접을 보았었다. 다행히 시스템쪽이라서 영어가 퍼펙트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내 영어는 참 내가봐도 실망스러웠다. 밤 근무도 일주일에 한두번 해야하는 직업이었다. 나도 썩 맘에 들지 않았고 그쪽도 내가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날 오후 고객회사에 출장을 갔다. 평상시 내가 담당하는 고객이 아니었다. 서너달에 한번 찾아가는 고객이었다. 그러나 그 날은 그 담당 동료가 다른 일로 바빠서 내가 맡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5년간 나를 급속도로 성장시켜준 은인 같은 사장을 만나게 되었다. 그렇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아주 절묘한 만남은 인생의 큰 획을 긋게 만든다. 이런 만남을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은덕이라고 할것이다. 난 하나님을 믿는다.

그 사장은 호주로 부임한지 6개월 됬고 인수인계 받은지 3개월 됬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물갈이 했다. 그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임 지사장이 경영을 방만하게 했던 탓이었다. 만약 내가 그 지사장을 1개월 일찍 만났더라도 나를 뽑지 않았을 것이고 1개월 늦게 만났더라면 내 자리는 다른 사람이 가져갔을 것이다. 

그 사장은 창고관리장을 찾고 있다고 하면서 처음보는 나에게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한번 알아 보겠으니 급료나 상세한 사항도 가르쳐 달라고 했다.  한마디 더물었다. 인종은 상관없냐고!  호주에서는 인종차별은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다행히 사장도 동양인이니 인종차별은 안할것 같았다.  인종차별 얘기는 더 하고 싶으나 자세히는 글로 남길 수 없어서 아쉽다.  호주는 코쟁이 나라중 유일하게 흑인이 거의 없다. 한때 백호주의 당이 있을 정도 였고 국회의원이 백(white)호주의를 외치기까지 했다. 불과 10여년전 이야기 이다.

아무튼 그 부탁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내내 머리속에서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기회인가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하지만 난 IT 직종을 찾는데, 웨어하우스(창고)관리장이라니???
그래도 급료가 지금다니는 회사보다 조금 낫지 않은가? 회사도 글로벌회사이고! 
그러다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럼 IT와 창고장을 겸하면 어떤가? 그리고 시스템관리에 대한 추가급료를 제한하면 되지 않은가?  집에와서 이메일을 작성하고 몇번을 고친뒤 바로 그 사장에게 발송했다.  맘속으로도 이거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오랫동안 이직을 위해 기도했었기 때문에 직감적으로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이력서는 따로 발송했다.

이틀뒤  전화가 왔고 면접을 본뒤 다니던 회사에 4주 통보를 하고 4주후에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통상 호주에서는 회사와 사원간에 계약이 파기 되기전 4주 통보를 한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것이다. 사람을 잘못 만나서 감옥가는 경우도 있고 사람을 잘 만나서 값진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한 소년은 친구와 도둑질하러 가다가 발걸음을 돌려 회심하여 예수님을 만나서 미국의 22대와 24대 대통령(클리브랜드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러나 그때 함께 가던 다른 친구는 감옥에서 사형수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므로 만남의 열쇠를 잘 풀어야 한다.

영어에 It is who you know, not what you know! 라는 속담이 있다. 내가 뭘 아느냐 보다 누굴 아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인재라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제기능을 다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복중의 복이다. 부모를 잘 만나고(이것은 본인뜻대로 안된다. 하지만 내가 좋은 부모는 될수 있다. 그것은 나의 몫이다.)  친구를 잘 만나고, 스승을 잘 만나고, 배우자를 잘 만나면 그 얼마나 복된 인생을 살겠는가?  이민생활에 성공하려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  그러기에 앞에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